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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아닌 ‘대화’로 배우는 시대 — AI시대의 지식 구조

질문이 작업 속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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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A
2025년 12월 20일 · 0 분 소요

들어가며

불과 몇년전에는 작업을 하다가 막히면 바로 구글링을 했습니다.
검색창에 고민한 키워드 몇 개 던져 넣고, 블로그 글이랑 Q&A를 한참 돌아다니면서 내가 찾는 가장 그럴듯한 답을 골라냈습니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검색 대신 ChatGPT 같은 AI랑 그냥 말을 섞어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게 단순히 도구만 바뀐 게 아니라, 제가 공부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 같아서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1. 예전엔 ‘정답 찾기’, 요즘은 ‘상황 얘기하기’

구글 검색은 기본적으로 어딘가에 답이 있으니 그걸 찾아와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탭을 여러 개 열어두고 누가 제일 말이 그럴듯한가를 고르는 게 일이었습니다.

요즘 AI를 쓸 때는 조금 다릅니다.

“이 화면이 좀 어색한데, 뭐가 문제지?”
“이 흐름이 왜 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거지?”

이런 식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면 AI가 제 상황을 기준으로 몇 가지 방향을 같이 제시해줍니다.

예전처럼 정답 1개를 찾는 느낌보다는 나한테 맞는 방법을 같이 골라보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2. 지식보다 ‘맥락 설명하기’가 더 중요해진 느낌

검색을 할 때는 키워드를 어떻게 뽑을지가 중요했습니다.

반대로 AI랑 대화를 할 때는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 어떤 화면을 만들고 있는지
  • 사용자 입장에서 뭐가 불편한지
  • 지금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

이런 걸 조금 자세히 풀어서 적어주면 그걸 기준으로 답이 더 좋아집니다.

그래서 요즘 느끼는 건,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내가 겪는 문제를 말로 잘 풀어내는 힘이 더 필요해졌다는 점입니다.

 

3. 검색은 끊기고, 대화는 이어진다.

검색은 질문 하나 치고 결과 하나 보는 식이라 맥락이 계속 끊깁니다.
그래서 같은 문제로 몇 번이나 다시 검색할 때도 있습니다.

AI랑 이야기할 때는 앞에서 나눴던 얘기를 이미 알고 있으니까, “아까 그 방식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그런데 이 제약이 생기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런 식으로 그냥 대화를 이어가면 됩니다.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쌓이다 보니 따로 공부를 한다기보다, 문제 풀다 보면 어느 순간 지식이 같이 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4. 특히 일할 때 더 많이 느끼는 부분

UI 개발은 정답이 딱 떨어지는 분야가 아닙니다.

  • 어느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 어떤 위치에 둬야 사용자가 잘 보는지
  • 애니메이션을 어느 정도만 넣어야 덜 부담스러운지

이런 건 검색으로 정답을 찾기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 화면이 이런 이유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을 먼저 손보는 게 좋을까?” 이런 식으로 AI한테 생각을 같이 물어보는 용도로 많이 씁니다.
그러면 기술 얘기뿐만 아니라 사용자 흐름, UX 관점까지 같이 묶어서 이야기해줄 때가 많아서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속도가 납니다.

 

5. 이제는 ‘얼마나 아는가’보다 ‘어떻게 묻는가’

예전에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개발자 실력의 기준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나도 이해가 되고 남도 이해가 될까? 이걸 고민하다 보면 질문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 “이게 맞나?” → 막연한 질문
  • “이 구조에서 데이터 흐름 때문에 이런 식으로 짰는데, 더 나은 방향이 있을까?” →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

질문이 선명해질수록 AI도, 팀 동료도, 그리고 나 자신도 문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ChatGPT 같은 도구를 쓰면서 “검색을 안 한다”는 느낌보다는, 혼자 끙끙대기 전에 일단 말로 한 번 꺼내본다는 쪽에 더 가깝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즘은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보다 내가 겪는 문제를 어떤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질문을 막 잘하는 개발자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탭만 잔뜩 열어두고 헤매기보다는 먼저 상황을 말로 정리해보고 방향을 잡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번 말로 꺼내보면 혼자 고민할 때보다 상황이 훨씬 또렷하게 보이고,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무엇을 먼저 손봐야 할지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잡혀서 해결 방향도 금방 좁혀지더라고요. : )